일본에가면 일부러 시간 내어 꼭 들르는 곳들이 있는데, 츠타야 서점도 그중 하나다. 일어는 까막눈이라 책을 읽을 수 없으면서도 찾는 이유는 '사진집' 때문이다.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교보문고에서도 사진집 코너를 따로 보기 어려울 정도인데 츠타야는 다르다. 사진집의 종류부터 분량까지 그 무게가 다르다. 지난 여행에서도 츠타야를 들렀다. 그리고 그곳에서 새로운 사진집과 마주했다. 생각해보면 이렇게 다양한 서적을 다루는 츠타야에 대해 한 번도 알아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츠타야에게 직접 물어봤다. * 이 인터뷰는 브랜드 츠타야 서점을을 인격화해 진행한 가상의 인터뷰입니다. 사실관계와 다른 부분(특히 제품 기획 등에 관한 서술)이 있을 수 있으니 감안하시고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1. 안녕하세요. 츠타야..
1. 안녕하세요. 먼저 자기 소개를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후지필름(FUJIFILM)입니다.1934년에 일본에서 태어났고, 원래는 사진 필름을 만드는 회사로 출발했어요. 지금은 단순히 ‘카메라 회사’가 아니라, 이미징, 헬스케어, 산업재료, 그래픽 커뮤니케이션, 옵틱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이어가고 있는 종합 기술 브랜드로 성장했습니다. 필름에서 시작했지만, 디지털 시대로 넘어오면서 저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기회로 삼아 저를 새롭게 정의했어요. 지금은 바이오, 의료 진단 장비, 고기능 소재, 화장품까지 다루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본질은 여전히 같아요. 저는 언제나 ‘기록하고, 보존하고, 아름답게 표현하는 것’에 가치를 두고 있어요. 인간의 삶과 기억을 어떻게 더 오래, 더 ..
"한겨울에도 덜덜 떨면서 냉면을 먹을 수 있다면, 당신은 냉면으로 흥분하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처음 냉면과 마주했을 때는 그리 유쾌하지 않았습니다. 제 기억이 맞는다면 아마 여덟 살 때일 겁니다. 대전 한복판에 있던 사리원 면옥에서 내면을 맛봤을 때가 말이죠.사실, 정확히 그날 냉면을 맛보지는 못했습니다. 저는 짜장면 타령을 하며 칭얼댔거든요. 사리원 면옥은 대전에서 손꼽히는 냉면집 중 하나였습니다.평양식처럼 두툼한 면발이지만, 육수 맛이 분명해서 평양식이라고 할 수 없는 냉면입니다. 밍밍하되 잘 끊어 먹을 수 있는 평양식, 분명한 맛이 있지만, 질긴 면발 때문에 먹기가 쉽지 않은 함흥식의 중간이랄까요?대전에서 사리원 면옥은 제법 알려진 맛집이었습니다. 부모님은 물론 어른들은 여름이면 그곳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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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기록]-효성 미라쥬 650 입양
*이 포스팅은 과거에 운영하던 네이버 블로그에서 옮겨온 포스팅입니다. *과거 작성 시점 2011년 9월 23일 13시 13분 정든 애마 코멧650이, 수리 중인 도중에 대체 무슨 바람이 불어버린 건지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타볼 거야라고 생각했던 미라주 650 그것도 30주년 기념 한정판을 질러버렸습니다. 노멀 미라주 650에 컬러를 바꿔서 총 1,000대를 생산하고 그중 국내에는 80대만 돌아다니고 있는 희소성을 가진 미라주 650스페셜인데요. 코멧 650 같은 엔진이라서 동급 아메리칸 바이크 중에서는 가장 잘나가는 축에 들어갑니다. 게다가 코멧 650의 6단 미션이 아닌 아메리칸에 맞는 5단 미션이라도 좀 더 토크 쪽에 집중된 편안한 라이딩을 즐길 수 있습니다. 대만산에도 뒤쳐지는 완성도지만,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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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의 감성주의자, 후지필름의 고백
1. 안녕하세요. 먼저 자기 소개를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후지필름(FUJIFILM)입니다.1934년에 일본에서 태어났고, 원래는 사진 필름을 만드는 회사로 출발했어요. 지금은 단순히 ‘카메라 회사’가 아니라, 이미징, 헬스케어, 산업재료, 그래픽 커뮤니케이션, 옵틱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이어가고 있는 종합 기술 브랜드로 성장했습니다. 필름에서 시작했지만, 디지털 시대로 넘어오면서 저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기회로 삼아 저를 새롭게 정의했어요. 지금은 바이오, 의료 진단 장비, 고기능 소재, 화장품까지 다루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본질은 여전히 같아요. 저는 언제나 ‘기록하고, 보존하고, 아름답게 표현하는 것’에 가치를 두고 있어요. 인간의 삶과 기억을 어떻게 더 오래, 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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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 구형 카메라에 필름 시뮬 '클래식 네거티브'를 적용하려면?
얼마 전에 니콘이 더는 SLR 카메라를 만들지 않겠노라고 선언했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보급형 디지털카메라가 씨가 말라버렸고전문가용으로 살아남은 DSLR에 내려진 사형선고와도 같다. 특히 니콘은 캐논과 함께 세계 카메라 시장을 양분했었고필드 특히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진작가라면 의례 니콘을 쓸 것이라고 생각할 만큼튼튼하고 신뢰성 높은 카메라를 만들던 만큼 이번 소식은 파장이 크다. 일안반사식으로 대표되던 카메라의 역사가 끊기고 있고미러리스 시장은 살아남고 있다. 특히 후지필름은 필름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는 전략으로 공룡인 니콘보다 잘 살아남으리라고 여겨진다.나 역시 사진 입문을 니콘으로 시작했고(니콘 쿨픽스 995) 현재는 후지필름의 X-Pro2와 E3를 사용하고 있다. 후지필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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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기]-끝이 휘어있는 만년필 '듀크 미공필'
만년필 분야에서는 의외로 중국이 잘 나갑니다. 계약서 서명 같은 중요한 자리용은 아니고 실 사용기로 말이죠. 일본 제품들도 그렇긴 한데 값이 더 비싸니 실 사용기라고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중국 만년필은 값비싼 독일이나 일본 제품만큼의 퀄리티에 값은 말도 안 되게 싸니 말이죠.중국이 잘 만드는 만년필 중에 미공필이란 게 있습니다. 끝이 휘어 있어서 눕히는 각도에 따라 획 표현이 수월한 특이한 녀석입니다. 아무래도 한자 필기에 특화된 녀석이겠지요. 저는 이 미공필을 들어서만 알고 있었습니다. 얼마 전에는 호기심에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약 한 달 정도 써보고 있는데, 의외로 다른 만년필 보다 손에 착 붙고 쓰는 재미가 있습니다.제가 한글 쓰는 건 정말 못합니다. 워낙 악필이라서 남 보여주기 창피했죠. 올..
문화/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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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기록] 다들 간편하게 살때, 저는 맞췄습니다.패션 2024.11.14 08:44
*이 포스팅은 과거에 운영하던 네이버 블로그에서 옮겨온 포스팅입니다. *과거 작성 시점 2013년 12월 19일 14시 38분 옷을 정말 빨리 살 수 있는 세상어릴 적에 만들던 플라모델은 하나를 조립하고 다듬고 색을 칠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으면 일주일 정교하게 작업하려면 한 달 정도 걸리곤 했다. 꽤 많은 작업과 정성을 들여야 만족할 만한 결과물이 나오곤 했지. 다만 학생 신분이라 돈이 없었고 일제 제품이나 수입품 도구들이 보통이었던 플라모델을 쉽게 즐기긴 어려운 것이 현실이었다. 아마 비슷한 취미를 가졌던 사람은'어른이 되면 제대로 해봐야지' 하는 생각을 했을 거다. 서른셋이 된 지금 어렸을 때보다 수중에 돈은 많다. 하지만 플라모델을 즐기기는 어렵다. 바쁜 사회생활을 하며 모형 하나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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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기록] 첫 맞춤 수트 살짝 맛보기패션 2024.11.08 07:12
*이 포스팅은 과거에 운영하던 네이버 블로그에서 옮겨온 포스팅입니다. *과거 작성 시점 2013년 11월 26일 12시 3분 이번에 맞춘 스리피스 슈트의 사진을 방금 받았습니다. 중간 크기의 카라를 가진 핑크 셔츠와 블랙 슈트(재킷, 베스트, 바지) 그리고 감색의 땡땡이 패턴을 가진 넥타이를 Four-in-hand 매듭으로 매 봤는데, 가슴의 행거치프는 달려있는 게 아닌 진짜지요 단색이라 밋밋할 수 있는 재킷의 포인트가 됩니다. 이번 슈트는 테일러가 신경을 많이 써 주셔서 제 체형의 단점을 최대한 가려지게 만들었습니다. (좌우 비대칭이 심하고 등의 두께도 좌우가 많이 차이 나는 꽤 이상한 몸매입니다.) 곧 하나하나 사진을 올려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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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기록] DIY-에어 소프트 건 Mk12. SPR 고정스톡으로 바꾸기팁_강좌 2024.11.15 07:45
*이 포스팅은 과거에 운영하던 네이버 블로그에서 옮겨온 포스팅입니다. *과거 작성 시점 2019년 4월 19일 21시 21분 #공작(工作)오늘 이야기는 공작에 관한 내용입니다. 기성품을 준비된 부분에 준비된 도구나 부품을 사용해 붙이는 내용은 아닙니다. 그보다 적극적인 공작입니다. 자르고 갈아내고 다듬고 색칠하고 말리고 다시 가공하고 마무리하는 이야기입니다. 레고로 따지면 설명서대로 블록을 쌓기 보다는 블록에 구멍을 뚫고 색을 칠해 할 수 없던 것을 만드는 . 그렇게 완성된 물건부터 보여드리면 이녀석입니다. (현행법이 요구하는 칼라파츠와, 파워 규정을 준수하고 있습니다.) #에어소프트건이 에어소프트건의 본래 이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세번째입니다. 순정상태에서 두번 바뀌었다는 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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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기록] 여행, 바이크- 코멧650으로 제주도 가자! 2편여행 2024.11.11 09:56
*이 포스팅은 과거에 운영하던 네이버 블로그에서 옮겨온 포스팅입니다. *과거 작성 시점 2011년 9월 18일 12시 53분 온라인 마케팅이 업이라 그런지, 블로깅을 한지 오래돼서 그런지 포스팅 올리는 게 조금, 아니 많이 귀찮다. 이 귀차니즘만 극복하면 성공할 수 있었을 텐데... 하아..-_-a..;; (덧. 본 블로그에 포스팅은 별로 없지만, 이글루스나 티스토리에서 자리 잡았던 걸 거슬러 올라가면 나름 꽤 블로깅을 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지난번 포스팅에는 서울을 출발해서 평택을 경유해서 제주도에 입성하기까지 적어 내려가 봤는데, 이번 여행에서 판단 실수를 한 첫 번째 불편함이 바로 제주도 도착 직후에 발생했다. 뭔 소리인고 하니... 카메라를 덩치 큰 DSLR(후지 5%를 사용한다)를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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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기록] 여행, 바이크- 코멧650으로 제주도 가자! 1편여행 2024.11.10 07:57
*이 포스팅은 과거에 운영하던 네이버 블로그에서 옮겨온 포스팅입니다. *과거 작성 시점 2011년 9월 15일 7시 44분 탐라국 방문 작전자기 계발서를 보다 보면 흔히 볼 수 있는 구절이, '생각났을 때 실행하라' 다. 머릿속에 '좋은 생각이 떠올랐을 때 실행에 옮기지 못하면, 금세 잊히거나 없어지니 빨리 해치워라'는 소리인데 아마도 나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뜨끔할 거다. 뭔 소리냐고? '치워야지'라고 생각해 놓고 며칠째 그대로인 뭔가가 당신의 방안 어딘가에 있을 텐데? 각설하고, 제주도를 다녀온 지도 거의 한 달이 넘어갔으면서도 늑장을 부리다 이제야 후기를 올리게 되었다. 나태함과 싸워 이겼어도 성공했을 텐데...라는 생각이 뇌수를 스친다. 이번 제주여행은 의미도 있었고 의외의 경험도 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