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에서 가볍게 일할 때면 경쾌한 차림새로 다니지만, 진지하게 일할 때면 오만가지 장비를 들고 다닌다.. 그중 키보드는 빠트릴 수 없는 존재인데 개발자는 아니지만, 주로 글을 쓰다 보니 좋은 키보드는 업무 효율을 높여주기도 하니까 말이다.
기계식 키보드를 좋아하고 맥을 쓰다보니 키보드 선택 쉽지 않았다. 가볍고 작아야 하며 타이핑이 즐거워야 한다. 자연스럽게 기계식 키보드에서 고르게 되었다. 랩톱에 사용해야하니 무선이어야 했다. 무선이면서 기계식인 키보드는 전기를 많이 먹는다. 그러니 배터리 용량이 넉넉해야 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선택한 모델은 키크론의 K6였다. 세로로 다섯 줄 밖에 되지 않은 작은 키보드다. 너무 작다보니 펑션 키나 문서 편집용 키를 주로 쓰는 사람에게는 불편할 수 있다. 펑션 키가 두 개나 있고 그걸 조합해서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컨데 '~' 문자를 입력하려면 'option+fn2+esc'를 입력해야 한다. 손이 많이 가는 녀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담한 크기가 큰 장점이다.
무게는 약 500g이며 크기는 313X104mm 밖에 되지 않는다. 키 스위치는 게이트론이며 '청축, 적축, 갈축' 세 가지에서 고를 수 있다. 나는 '클릭'거리는 느낌을 좋아해서 타이핑 소음이 큰 청축으로 구입했다. 덕분에 조용한 곳에서 사용하기는 힘들다. 간혹 아내가 재택근무하는 날이면 자리를 비켜줘야 할 정도다.
K6의 업그레이드판이 있다고 해서 구입했다. 크기는 거의 같으면서 높이가 낮은 로우프로파일 스위치가 적용된 키크론 K7 이다.
두 키보드는 크기가 거의 같다. 무게는 100g정도 차이가 난다. K7이 100g정도 가볍다. 높이에서 큰 차이가 나는데 K7는 키보드를 옆에서 봤을 때 가장 높은 키가 22mm, 낮은 키가 18mm 이다. 로우프로파일(낮은 키)이 적용된 스위치 덕분이다. K6가 37mm, 30mm 임을 생각하면 상당히 낮다. 그래서 긴 시간 동안 사용해도 손목이 덜 피곤할 수 있다.
이번에 구입한 K7은 사용하던 K6와 같은 청축으로 구매했다. 흥미롭게도 청축인데 소음이 꽤 작다. 일반 키보드의 갈축 정도라고 여겨지는데, 일반적인 청축보다 덜 전투적인 소리다. K6는 ABS 프레임 K7은 알루미늄 프레임을 채용하고 있다. 알루미늄 프레임 기계식 키보드는 통 울림이 적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든다. 그만큼 알루미늄 프레임 버전의 K7이 만족스럽다. K6, 7모두 ABS와 알루미늄 프레임 중 선택할 수 있다.
특히 만족한 부분은 키 캡이다. K6에는 별도로 구입한 PBT 키 캡을 사용 중인데, 순정 키 캡이 ABS 수지 느낌이 강한 편이라 조금만 사용해도 번들거리고 손가락이 미끈거리는 느낌이 든다. K7의 키 캡은 K6 순정과 동일한 ABS이면서 조금 다르다. 소프트 필 코팅을 한 건지 굳이 PBT 키 캡으로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보통 ABS 키 캡의 경우 각인이 지워지곤 하는데, 지워질 때까지 사용하다가 PBT 키 캡(키 크론 쇼핑몰에서 판매 중)으로 바꿔도 되겠다 싶다. K6에 사용하고 있는 PBT 키가 약 5만 원이었던 걸 고려하면 장점이라고 해도 되겠다.
키크론 K7은 2018년식 맥북프로 15인치, m1pro 맥북프로 14인치 키보드에 올려서 사용할 수 있다. 간섭도 없고 트랙패드 사용에도 불편함이 없다. 무엇보다 K6를 올리면 높이 때문에 지문인식을 사용하기가 불편한데 로우 프로파일 키가 채용된 K7은 지문인식 버튼 사용에도 큰 불편이 없다.
휴대하기 좋은 기계식 키보드, 가볍고 소음이 적은 청축 키보드, 맥북에 올려 사용하려는 키보드를 찾는다면, 키크론 K7은 분명히 좋은 선택지라 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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