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포스팅은 과거에 운영하던 네이버 블로그에서 옮겨온 포스팅입니다.
*과거 작성 시점 2011년 9월 23일 22시 23분
제주에 도착하고 게스트 하우스에서 첫날밤을 보낸 뒤...
내일은 날씨가 괜찮은가 싶은 생각에 잠을 뒤척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다음날의 날씨는 축축이 젖은 날씨였다..(이런쓰벌..) 자동차도 아니고 이륜차를 타고 다니는 여행 특성상 비가 온다면 아예 다니지 않는 게 상책인 건 두 번 생각해 봐도 시간 낭비였다.
비는 시원하게 쏟아지는 비가 아닌 분무기 들고 장난치는 듯한 참 지질한 비였다. 이런 날씨 속에서 두 가지 고민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게스트 하우스 근처라도 돌아다닐까? 오늘 잠은 어디서 잘까? 였는데, 게스트 하우스 인근이 제주 서해의 명소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비가 잠시 그치면 나가보자!라는 생각과, 잠은 게스트 하우스에서 하루 더 자자로 굳혀졌다.
바로 게스트 하우스 오너분에게 하루 더 잔다고 오더를 넣고, 하우스 밖으로 나가봤다. 걷기에는 적당한 비지만 바이크 타기엔 주행하다 홀랑 젖는 참사를 낼 수 있는 비가 오락가락 내리는 게.. 아 젠장 이러다가 제주여행 내내 숙소에서만 있는 거 아닌가..-_-...라는 불안함이 엄습했다.. 이 불안함을 그대로 투영하는 듯이 숙소 옆에 있는 산방산도 이런 모습으로 나를 반겼다.
다시 숙소로 들어가서 생각했다... 마음의 잡년들을 없앨 생각을... (응? 잡념이다..;) 한 30분쯤 기다리다가 좀이 쑤셔 우산을 들고 밖으로 향했다.
숙소 인근으로 쪼금 걸어나가다 보니 비가 잦아들길래, 냅다 다시 숙소로 들어가서 옷을 챙겨 입고, 애마에 시동을 걸었다. 아까 말했듯이 숙소 인근이 서해안 관광지의 중심축이고, 동쪽으로 향하면 제주 중문 관광단지이기 때문에 어딜 가도 볼 것은 있었다. 마침 중문까지 가는 길이 길지도 않고 해서 냅다 달리기 시작했다. 한 20분쯤 달렸을까? 달리다 보니 시가지가 나오고 중문 관광단지 입성을 알리는 표지판도 나오더니 이곳이 나를 반겼다.
그렇다. 제주하면 유명한 주상절리대.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에 제주가 만들어지면서, 생겨났다는 해안의 주상절리를 보겠다는 일념으로 이곳에 온 것이다. 육지에서는 전혀 볼 수 없고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곳이라 안 보고 갈 순 없지라는 생각이 강렬했다랄까?
여하튼 바이크를 주차해 두고 수많은 여행객들을 헤쳐 나가기 시작하는데... 아주 조금 쪽팔림이 느껴졌다. 20대 때는 어떠한 튀는 행동과 복장을 해도 호연지기를 내뿜던 나였는데... 바이크 부츠와 라이딩 기어로 몸을 감싸고 카메라를 든 채 혼자 다니는 나를, 여행객들이 이상한 눈 초로 보는 게 조금은 견디기 어려웠다.
여하튼 그래도 의연하게 주상절리대 전망대까지 들어가서 주상절리를 보는 순간.. 헉!..;; 할 말을 잃었다. 일단 보시라.
과거에는 직접 내려갈 수 있었다고 하던데, 바다로 떨어지는 사고가 많아서 전망대를 설치했다는 주상절리대 정말 장관이다. 날씨도 좋지 않아 높아진 파도 덕분에 더욱 장관으로 보이더라. (아놔 이런 걸 혼자 보다니.. ㅜㅜ) 자. 지금까지 본건 전망대에서 왼쪽의 주상절리고, 오른쪽을 보면 또 이렇다.
정말 멋지지 않은가? 이 주상절리대를 감상하면서 제주에 오길 잘했지라는 생각과 눈물이 좔좔 흐르더라. 주상절리를 보며 감탄하다가 빗방을 이 뺨을 때리길래 후다닥 바이크로 향했다. 비가 굵어지기 전에 숙소로 가야겠다는 조바심도 들고, 배도 고팠고.
다행히 숙소로 가는 동안 아주 가는 비만 내렸고, 주행풍 덕에 매시로 된 재킷 쪽만 살짝 젖었을 뿐, 물에 빠진 생쥐 꼴은 하지 않았다.
자 오늘은 요기까지! 제주에서 가장 흥미진진했던 2일차 오후와 3일차의 썰을 풀 시간이 거의 다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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