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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과거 기록] 여행, 바이크- 코멧650으로 제주도 가자! 3편

*이 포스팅은 과거에 운영하던 네이버 블로그에서 옮겨온 포스팅입니다. 

*과거 작성 시점 2011년 9월 20일 12시 6분


 

 

 

협제 해수욕장에 도착하고 3~4시 정도 되었을 즈음.. 텐트 앞에 의자를 펼쳐놓고 고민을 해봤다. 바닷물에 들어가고 싶지만.. 수영복도 없고.. 그동안 내 짐은 어쩌지? (이 점이 솔로 여행의 단점) 

 

 

-이것이 여행용 땅콩 기타-

 

그래서 잠시 여행용 기타를 꺼내서 칠까 생각을 해 봤지만, 왠지 동전 받을 것 같고... 흐음... 고민하며 아이폰을 보고.. 일기예보를 보니 웬걸 소나기 예보가 발동되었고. 머리를 들어  하늘을 보니 구름도 끼기 시작하고, 불안한 기운이 몸을 스쳐 지나갔다.

 

제주 여행 책 찾아보니 서해 쪽 특히 서귀포 쪽으로 가면 갈수록 날씨가 변덕스럽다고 나왔다. 만약 비가 온다면 골치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지이크가 비에 젖는 것은 둘째 치고라도. 텐트 주변에 물길 파야지 텐트 바닥에 습기 안 올라오게  비닐 깔아야지(비닐을 안 가져왔다. 쳇..)

 

그래서 여행 책을 펼쳐보고 최대한 가까운 곳에 숙소를 찾아봤는데.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게스트 하우스'였다. 기숙사 형식의 침실에, 숙박료는 1.5만 원 남짓. 여기에 만 원 추가하면 제주 흑돼지도 먹을 수 있는, 가성비가 끝내주는 숙박업소 신기한 건 게스트 하우스는 제주도엔 꽤 있지만 육지엔 없다는 것이고, 해외로 나가면 일반적인 숙박업소라는 것이다. 물론 가격이 싼 만큼 편의 시설이나 청결도 부분에서는 수준이 낮다. 따라서 이 글을 보고 여자친구랑 게스트 하우스에 묵을 생각은 하지 말라. 일단 거사도 못 치르고, 펜션을 바라는 여자친구의 눈에서 레이저가 나올 수도 있다. 

 

여하튼 그래서 바로 짐을 꾸리고 아이폰으로 지도를 보고 게스트 하우스로 향했다. 내가 목적지로 결정한 게스트 하우스는  '산방산 게스트 하우스'로 제주 서해안 산방산 인근에 위치한 게스트 하우스였다. 평도 좋고 무엇보다 서해안 인근의 명소를  둘러보기 좋은 위치에 자리 잡고 있어서 인기도 높은 편이었다. 다행히 남자 한 명 자는 건 가능하다 해서 휘리릭 출발했다. 

 

산방산 게스트 하우스를 향하면서 신기했던 건 소나기는 내리지 않았지만. 급격히 흐려지면서 안개(해무)가 끼기 시작한 것이다. 날씨가 빨리 변하는 걸 보니까 '역시 섬나라 군' 이란 생각이 절로 들더라 일단 게스트 하우스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풀어두고 인근에 볼 곳부터 찾았는데, 바로 옆에 있던 산방산으로 향했다. 

 

 

 

 

 

안개인지 구름인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저 뿌연 것들 속에 있는 것이 산방산이다. 제주도엔 화산섬답게 '오름'(용암이 솟아올라 그대로 굳은 것 기생화산의 일종)이 많은데, 산방산도 오름의 일종이라고 한다. 뭐 전설에 따르면 한라산 백록담 자리에 있던 것이 쑥 뽑혀 나온 거라지만. 어디까지나 전설이니까. 여하튼 저 뿌연 것에 가려진 산방산은 제주 여행 내내 보질 못하다가 복귀 하루 전 딱 한 시간 정도만 볼 수 있었다. 그만큼 날씨 변화가 심하다.

 

 

 

 

 

산방산 중턱 도로 즈음에 올라 바라본 제주 서해안 전경. 눈에 보이는 곳에는 배우 이다혜가 좋아했고(?) 국내 최고의 무서움을 자랑한다는(월미도와 비교해서는 모르겠다) 바이킹과 그 안쪽에는 용머리 해안이 있다. 용머리 해안은 

여행 3일차에 방문했으니 나중에 자세히 설명하겠다.

 

 

 

 

 

산방산 중턱 도로에 있는 산방 연대. 저 위에 앉아 술 한잔하면 멋진 경치 때문에 안주가 필요 없을 정도라 한다.

막걸리라도 가져왔어야 하는데... 운전 중이라 패스해 버린 게 내내 아쉽더라.

 

 

 

 

산방 연대 돌계단에서 용머리 해안 쪽을 바라보면 이렇다.

 

 

 

 

마침 여행 내내 수고해 준 애마 코멧 650N(GT650)을 찰칵! 04년식인데 잔고장은 아직 없고 잘 달려주고 있다.

 

산방산 중턱을 넘어 그대로 동쪽으로 향하면 중문 관광단지 쪽인데. 이쪽은 다음에 가기로 마음먹고, 반대쪽으로 가기 시작했다. 바로 제주도에서 제일 예쁜 해안 도로가 있다는 산방산->송악산 코스였다. 주행 중 경치에 팔려 그 멋진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진 못했지만. 중간중간 멈춰 서서 찍은 해안을 보라, 정말 절경이다.

 

 

 

요로코롬 해안 도로 주행을 뒤로하고 날이 저물기 시작해서 휘리릭 게스트 하우스로 복귀했다. 게스트 하우스 내부를 스케치한 사진을 보자.

 

 

 

 

 

인근 유락시설 이용 할인도 되고, 인근 명소로 이동 서비스를 해주는 셔틀 서비스도 있다. 공용이긴 하지만 샤워시설도 있는데.. 재미난 건 여자 쪽과 조립식 판 내일로 나뉘어 있어.. 옆에서 씻는 소리 다 들린다...

 

 

 

이어서.. 저녁식사. 저녁식사는 숙박비에 만 원만 더 지불하면 제주 흑돼지 바비큐를 먹을 수 있는데, 게스트 하우스를 처음 이용하는 사람들이 놀라는 건, 여행객들이 따로 밥을 먹는 게 아니라, 한상에서 같이 먹는다는 것이다. 즉 모르는 사람끼리 어울리면서, 친분을 쌓을 수 있다는 거다. 여행 온 사람들은 갑자기 필받아서 버스 타고 여행 중인 여대생도 있었고 그냥 무작정 자전거 타고 배 타고 건너온 부산 사나이도 있었으며, 커플이 손잡고 경제적으로 부담 없는 여행을 즐기기도 했다. 이번 여행에서 게스트 하우스의 추억이 하나 생겼는데 그건 다음 시간에 포스팅하겠다. 

 

 

덧. 제주 서해안 쪽에서 게스트 하우스를 이용하려 한다면 '산방산 게스트 하우스' 강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