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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과거 기록] 헤링본 트위드 베스트는 필수 템이다

*이 포스팅은 과거에 운영하던 네이버 블로그에서 옮겨온 포스팅입니다. 

*과거 작성 시점 2014년 2월 4일 16시 53분


코흘리개 시절 유치원에 갈 때면 꼭 하얀색 타이즈를 신었다.

말이 타이즈 이지 모양은 여성들이 입는 팬티스타킹과 동일했기 때문에 화장실이 급할 때 존슨의 출구를 제대로 찾지 못하는 날이면 흰색 타이즈에 노란색 무늬를 그리곤 했다. 여성들은 잘 모르겠지만 남자만을 위한 구멍 찾기 의외로 힘들다. 게다가 침착하지 못한 어린이는 더 실수하기 마련이다.

 

타이즈는 급히 벗기가 힘들다

 

 

이때가 80년대다. 80년대의 흰색 타이즈는 어린이를 상징하는 복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유치원이건 유아원이건 어딜 가도 코흘리개 어린이는 흰색 타이즈를 입었다. 흰색 타이즈는 미취학 어린이를 대변하는 아이템이었던 것이다. 

 

시대를 막론하고 성별을 포함해 특정 인물 또는 집단을 대변하는 아이템은 꼭 있기 마련이다. 젊음의 상징인 데님이 그렇고 관우의 녹색 전포가 그렇다. 그 아이템 들은 그들과 동화되고 그들을 표현하는 물건이 된다.

 

 


 

 

 

 

이런 맥락에서 봤을 때 남성을 상징하는 아이템은 단연코 슈트다.

그것도 고전에 집착하는 복식 관점에서 본다면 재킷과 바지 그리고 베스트로 이어지는 스리피스 구성이 가장 진지한 슈트의 구성일 것이다. 하지만 베스트까지 갖춰 입은 차림은 진중해 보일 수 있어도 나이 들어 보일 수 있다. 아주 격식을 요구하는 자리가 아닌 이상 젊은 남성이 꼭 스리피스로 슈트를 차려입을 필요는 없다. 적어도 30대 이하는 말이다. 내 생각이다.

 

 

 

베스트 중에서도 캐주얼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베스트가 있다. 영국에서 시작된 트위드 소재로 만들어진 베스트 그중에서도 헤링본 패턴의 트위드 베스트가 그렇다. 

 

나는 최근에 지인의 맞춤정장 숍을 통해 헤링본 패턴의 트위드 베스트를 장만했다. 치노팬츠부터 전까지 다양한 바지에 어울려 입기 좋고, 재킷과 함께 입었을 때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좋다. 

 

 

 

-이번에 해 입은 헤링본 패턴의 트위드 베스트-

 

 

 

트위드의 사전상 정의는 다음과 같다.

‘순모로 된 스코틀랜드산 홈스펀을 말하며, 평직이나 능직 혹은 삼능 측으로 짠 홈스펀 종류의 천을 총칭하여 트위드라고 한다.’ 트위드 원단의 표면은 매끄럽지 않지만 매우 부드럽다.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사이를 흐르는 트위드 강 근처에서 제작돼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내가 해 입은 트위드 베스트는 헤링본 패턴의 원단이다. 헤링본은 청어 가시를 뜻하는데, 생선 가시처럼 생긴 문양이 있는 것을 말한다. 두꺼울수록 투박하고 캐주얼한 느낌이 든다고 한다. 그럼 이번에 입게 된 헤링본 트위드 베스트를 보자

 

 

 

연한 베이지 컬러와 브라운 컬러로 구성된 헤링본 패턴이다. 양쪽 배 부분에 도드라지게 포켓을 달아 포인트를 줬다.

 

 

 

싱글 라펠을 달아 셔츠와 베스트만 입어도 차려입고 있는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버튼은 전동에 맞게 6버튼으로 구성 단추는 오밀조밀한 느낌의 것으로 골랐다.

 

 

 

버튼홀은 큐 방식이긴 하지만 정교하게 마무리 되도록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베스트의 버튼은 6롤 5버튼으로 처리해서 맨 위 단추가 라펠 뒤로 자연스럽게 돌아가게 처리했다. 이렇게 디자인하면 몸매가 마른 사람에게는 볼륨감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되고 기성복에서는 줄 수 없는 디테일이기도 하다,

 

 

 

 

배 포켓처럼 포인트가 되는 가슴 포켓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터져 있다. 물론 사용을 권하지는 않는다.

 

 

 

 

 

허리를 조일 수 있도록 밴드 단추도 달았다. 테일러의 세심함이 엿보인다.

 

 

 

 

 

마지막 단추는 전통에 맞게 잠그지 말고 입는 게 좋다.

 

 

 

 

 

안감 역시 고급스럽게 마무리.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트위드 소재의 재킷이나 베스트는 진부 터 치노팬츠나 슈트 팬츠 어디에든 잘 어울린다. 주로 겨울에 입는 소재이긴 하지만 초봄까지는 무리 없이 입을 수 있고 특유의 부드러움이 옷 입을 줄 아는 사람으로 비치기 좋다.

 

실은 트위드 소재의 베스트를 입고 싶어서 안달이 나 있는 상태였다. 이제 마음에 드는 베스트가 생겼으니 할 일은 잘 입고 다기가 남았다.